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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늘을 향해 기차가 달린다.


우리에게 예약된 기차는 6인용 침대칸인 잉워(硬卧, Hard Sleeper).
남들이 다 잠든 시간인 밤 11시까지 위스키를 마시며 못 다한 만남의 인사를 하고 있었다.

라싸로 향하는 기차는 청두에서 서쪽으로 직진하지 못했다.
과거 티벳 땅의 경계선을 끼고 한 바퀴 돌아간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청두-란쩌우-시닝-꺼얼무-라싸로 철도가 놓여있다.
하루 밤을 보내고 란쩌우에 도착할 때까지 특별한 경관은 보이지 않았다.
중국 서부의 산과 계곡이 간간이 보일 뿐이다.
지루할 것 같은 기차 여행은 모처럼 만난 동행들과의 떠듬으로 인해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준비해 간 책을 펼쳐들 여유도 없었다.



란쩌우로 향하던 길. 중국 서부 풍경이다.



시닝 西宁에 도착해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산소가 제공된다는 칭장열차를 드디어 타게 된 것이다.
조금만 더 달리면 과거 티벳 땅으로 열차가 달리게 될 것이다.
시닝은 과거 티벳과 중국이 국경을 이루던 곳으로
달라이 라마를 포함한 티벳의 주요한 환생들이 시닝 인근의 티벳 땅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이 티벳을 점령한 이후 1965년에 행정구역을 임의로 변경하면서
과거 티벳의 암도 Amdo 지역은 중국의 칭하이 靑海로 편입되어 버렸다.



시닝에서 기차를 갈아탔다. 산소가 나오는 열차라고 한다.


기차의 종착역은 라싸.이제 베이징까지 연결된다.



시닝을 지나며 우리는 창밖을 쳐다보는 일이 잦았다.
5천미터가 넘는 설산과 사막 풍경을 펼쳐지더니
칭하이성의 이름이 유래된 ‘파란 바다-칭하이 靑海’가 보이기 시작한다.
일몰 시간에 맞추어 기차는 푸른 바다와 불게 물든 하늘을 넘고 있었다.



차를 마시는 줄 알았는데, 고산증 약을 타고 있었다.


창 밖 풍경에 모두들 감동하기 시작했다.


삥지링..이라고 했던가. 아이스크림 중국식 발음이 즐겁다.


구름이 가까운 걸 보면 티벳에 들어와있음을 실감하게된다.


차로도 넘기 힘든 길에 철도가 놓였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 설산, 고원의 호수.


인간은 보이지 않고 자연만이 가득하다.


고원의 마을은 분명 중국의 그것과는 달랐다.


기차의 시속이 120Km라고 했던가?


사막이었을까? 모래 언덕이 곱다.


칭하이 호수가 수줍은 파랑으로 변한다.


기차에서 맞이한 두 번째 어둠.
46시간의 기차 여행은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기차 여행 3일째는 온전한 티벳 풍경을 보여주고 모든 여행자들을 들뜨게 만든다.



칭하이 호수에서 맞이한 두 번째 일몰.


기차가 10여분을 달려도 호수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기차에서 두 번째 밤을 보내고 붉은 해가 가까이 떠오른다.


그 곳의 높이는 얼마였을까?




6. 분명 그 곳은 티벳이다.

칭하이성과 시짱 자치구는 모두 지금의 중국 땅이다.
(주: 중국은 티벳이라는 지명을 사용하지 않고 서쪽의 창고라는 뜻의 시짱 西藏으로 부른다)
하지만 중국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안다. 티벳이 중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창문 틈으로 겨우 손을 내밀고 사진을 찍는다.


해발 5,000미터로 향하며 설산은 흔한 풍경이 되버렸다.



하늘 열차를 타고 가던 46시간 중의 마지막 날은 온전히 티벳을 보여주고 있었다.
꺼얼무를  지나 탕구라 산과 낙추, 담슝을 지나 라싸까지 연결된
1,100Km에 해당하는 칭짱열차 구간을 마지막 날에 달렸다.
칭하이성과 시짱 자치구의 인위적인 행정구역의 구분은 무의미할 뿐이다.
그 곳은 누가 뭐래도 분명 티벳 땅에서만 볼 수 있는
파란 하늘과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땅만이 존재할 뿐이니까.



티벳은 아시아의 주요 강들의 발원지다.


양쯔강의 발원지를 지났고,






강인지 호수인지 구분이 안가는 풍경이 보이기도 했고,




고원의 평원과 설산은 가깝게만 느껴졌다.




호수는 하늘의 빛을 닮았다.




하늘과 가까워질수록 구름은 낮게 깔려있었다.





고원을 지키는 인적은 유목민의 텐트뿐이다.



기차 침대칸에 누워 손에 잡힐 것처럼 가까운 밤하늘의 별의 볼 수 있는 곳,
창밖으로 보이는 구름이 눈높이와 같은 높이에 존재할 수 있는 곳,
푸르다 못해 검푸른 빛을 띠는 하늘이 호수에 그대로 비치는 곳.
그 곳은 분명 티벳이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황홀한 풍경이다.





하늘 열차는 은하철도 999를 연상시켰다.
낙추 역은 은하계의 이름대신 번호가 매겨진 행성의 간이역 같았으며,
그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어딘지 모를 곳으로 하나 둘 사라졌으며,
멀리 외계인들이 살 것 같은 쌩뚱맞은 도시가 보여졌다.




7. 아! 라싸!

하늘 열차는 5,080m를 넘어 해발 3,600m의 라싸에 도착했다.
산소가 공급되는 하늘열차라 해도 보통의 인간이 극복하기 힘든 산을 넘는 동안 고산증에 시달려는 사람이 많았다.

아무리 기차가 연결되고 비행기가 드나든다 해도
티벳은 여전히 우리가 쉽게 접근하기 힘든 금단의 땅이다.
현대문명이 이동을 쉽게 도와준다고 해도 티벳에 도착한 여행자들이
고산증을 앍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쉽게 온 사람들이 반드시 치루어야 하는 대가라고 해두자.
그래야 티벳이 더욱 특별한 곳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책에서 읽었던 한 구절,
‘티벳에 오는 모든 사람은 아파야한다’라는 표현에 적극 동감한다.
병원까지 가서 산소를 공급받지 않더라도 미세한 고산증을 느낀 사람이라면
고산에 적응하기까지의 시간이 흐른 후에 대하게 되는 티벳은 분명 전과는 다를 것이다.



산소가 공급되는 기차라 해도, 해발 5,000미터는 보통의 인간이 극복하기 힘들다.
해발 5,500미터를 기점으로 산소는 평지보다 50% 줄어든다고 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죽을 때까지 해발 3천 미터 이상을 올라가보지 못한다고 한다.)
(사진 속의 아저씨는 한족. 힘들어하는 표정이 역역하다.)


그 땅의 주인장인 티벳인들만이 고산증에 익숙할 뿐이다.
(양복입은 점잔은 아저씨, 알고보니 티벳사람이었다. 어쩐지 너무 멀쩡하더라.)


 
예정보다 30분 빠르게 기차가 라싸역에 도착했다.
마중을 나올 거라는 티벳 친구는 보이지 않았다.
택시를 흥정해 조캉 Jokhang을 끼고 형성된 바코르 Bakor에 위치한 만달라 호텔에 짐을 푼다.
라싸에 도착하면 매번 그러했던 만달라 호텔 옥상에 올라
마살라 티 Masala Tea를 마시며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조캉과 포탈라를 바라본다.
그러면 내가 라싸에 도착해 있음이 실감된다.

아! 라싸.
티벳인들의 마음의 고향, 순례자들의 궁극적인 목적지 라싸.
아무리 중국화가 진행된 도시라 해도, 라싸에는 여전히 신성함이 느껴진다.






포탈라와 조캉. 라싸를 상징한다.


<티베트 사원 순례 3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www.travelrain.com/3



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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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