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던 프로펠러 비행기.
얼굴에 '나 착함'이라고 써있던 라오 항공 승무원.

그렇게 라오스로 향한다.
딱 1년만이다.
비행기가 착륙할때쯤 정겨운 산줄기가 보인다.
메콩강도 보인다.


'집으로'가는 것도 아닌데 풍경이 보여질때부터 짠하다.
어둑한 루앙프라방 상공을 비행기가 하강한다.
하늘에서 봐도 어디가 어딘지 쉽게 구분될 것 같은 루앙프라방.
1년전 그대로다.
공항에서 비자를 받는다.
촌스런 사회주의 국가 제복조차도 정겹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던 길, 썽태우를 탄다.
타오다이, 콘라 썽 리안.
캐나다 여행자와 잠시 동행.
둘이서 4달러에 흥정했다.

거리가 정겹다.
썽태우도 정겹다.
배낭을 둘러면 같은 여행자인 그도 정겹다.
정하지 않았던 숙소.
길이 익숙해질때쯤 그냥 내렸다.
골목을 걸으며 혼자 웃는다.
좋다.

홍 미 왕 버~
미~
당연히 없을거라 생각했던 방이 있다.
반가운 사람들.
길을 걷는다.
얼굴에 그냥 미소가 흐른다.
시간을 잊은 듯한 사람들, 그들도 변하고 있겠지.
그런데 그들에게서는 여전한 정겨움이 느껴진다.


핸드폰 번호를 샀다.
sim card 팔던 라오스 처자. '나 착해'표다.
아직 버덕대는 라오스어를 정겹게 받아넘긴다.
밥을 먹는다.
지난해 눈여겨 봤던 곳.
연꽃 연못이 가득하다.
라오스 커피 한 잔. 6천 낍.
가격이 정겹다.

이제 라오스다.
싸바이 디~~
p.s.
누가 묻는다.
너는 왜 맨날 못 사는 나라만 다녀?
그 곳에 가면 사람이 사람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인간미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야.
(내일부터 돌아다니며 얼마나 변했을까 궁금증을 채울것이다.)
루앙프라방. 황금 불상의 도시.
메콩강이 옆을 흐르고 라오스의 수도였던 이곳은 사원이 가득하다.
리틀 치앙마이라고 불러도 좋을 곳,
황금 불상=프라방을 모시고 있어서 도시 이름이 루앙프라방이란다.


이곳에 오면 라오스의 문화 향기로 가득하다.
오렌지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어디선가 거리를 지나고있고,
몽족 할머니들이 만든 고산족 물건들을 시장에 내온다.
골목을 걷다가 사원이 보이면,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면 되고,
메콩강의 느린 물줄기처럼 서두를 이유 없이 맥주나 마시면 딱인 곳.

이곳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린다.
다행이도 변화의 속도가 느리고, 유네스코의 노력탓인지 보존상태가 좋다.
외국인은 오토바이를 타고 드나들수 없도록 만든 도시 정책도 마음에 든다.
저녁이면 야시장이 생기도 차량 출입은 제한된다.

바빠야 할 이유가 없는 곳,
며칠 시간이 흘렀지만 한달이라도 되 버린 것 같은 시간 감각조차 무뎌지는 곳.
크리스마스라고 외국인을 위한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는 캐롤이 이상한,
아침에는 스님들이 길게 줄을 서 탁발 나온 모습이 감동적이던 크리마스의 새벽.
이런 풍경들이 루앙프라방에 가득하다.

아, 그러고보니 왜 여기있는지를 말 안했구나.
뜬금없이 카트만두-치앙마이-루앙프라방으로 비행이 이어져서,
혹자들은 '저 인간 지가 좋아하는데만 작정하고 다니는거 아니야'라고
의문의 눈초리를 보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도 일이다.
'또 뭔일이냐고?' '맨날 노는것 처럼 보이면서 무슨 일을 하냐고?'
오랜만에 라오스 팀이 있다.
어제 루앙프라방에 도착했고, 소수 정예 멤버와 함께 방콕까지 육로로간다.

라오스를 찾는 사람들 순하다.
그런 사람들이 라오스를 찾는건지,
라오스에 왔기 때문에 그리되는건지.
여튼 여기는 순박한 사람들이 가득한 라오스다.
동네 사람들 얼굴만 보고 있어도 '나 착함'이라고 얼굴에 써있는 느낌을 받는다.
라오스, 여기는 더디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갖는다.
유독 나 뿐이 아니라, 라오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한결 된 희망이다.
그들도 가난과 웃음 대신 돈과 포장도로를 얻을 것이다.
이미 그것들을 얻어가고 있지만, 라오스만은 변화의 흐림이 느렸으면 좋겠다.
루앙프라방, 딱 1년만이다.
그다지 변해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의 선한 웃음, 나 착함이라고 써 있는 그들의 얼굴에서 흐르는 미소를 보고 있으면,
라오스 더더욱 정감이 간다.
루앙프라방, 며칠을 있어나.
일주일쯤이라고 해두자.
3일은 그냥 혼자서, 좋아할 하는 곳을 다녔고,
3일은 투어팀들에게 보여줘야 할 곳을 함께 했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곳, 이곳 풍경을 잠시 들여다보자.
사원에서 만남 스님.
입장료를 받아야하는 위치였음에도 돈도 안내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이방인에게 순백의 미소를 선사한다.

사원 풍경.
겉모습부터 확 시선을 사로잡지 않지만,
시간을 갖고 들여다보면 아름답고 정교한 치장들로 가득한 사원들.
사원은 골목을 돌면 하나씩 나타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겉에서 슬쩍 보고 마음에 드는 사원을 기웃거리면 된다.


아침의 감동
루앙프라방을 가장 잘 표현해 주는 것. 딱밧.
동남아시아에서 탁발하는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
어둠이 가시기 전 거리로 나오면 그들을 마날 수 있다.
카메라가 아니고 찰밥 한 통을 들고서 스님들을 맞이하면 감동이 배가 될 것이다.
루앙프라방의 아침, 여전한 감동을 대할 수 있어 좋다.

루앙프라방의 저녁
설날 해돋이라도 되는 듯, 인간들을 언덕에 오른다.
인간들(=여행자)은 왜 그토록 일출과 일몰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
일몰을 보기 위해, 사진에 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
메콩강의 붉게 물든다.

해가 지고 나면 거리는 야시장이 생긴다.
고산족들이 만든 아기자기한 물건들.
보는 재미, 사는 재미, 사람들 만나는 재미가 가득한 곳.


루앙프라방의 밤.
딱히 할 일이 없다.
어두워지면 저녁을 먹고 잠자리를 준비해야 하는 곳.
밤 10시가 되면 동네가 조용해 진다.
그러나 유적이 가득한 곳이라 해도 사람사는 곳에는 노는 곳이 있는 법.
사람들을 꼬셔 나이트를 갔다.
라오스 처자 3명과 한국, 일본 여행자들을 합해 봉고 한 차 인원이 꽉 찼다.

루앙프라방 주변 동굴.
보트를 타고 메콩강을 2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사설 업자와 흥정해 배를 한 대 빌렸다.
강의 느린 흐름처럼 자연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
다만, 유명 관광지가 되어 버린 동굴 주변의 마을들은 관광객이 넘쳐났다.

미스 스마일 콘테스트.
라오스 고산지대에 사는 소수민족들의 설날이란다.
온갓 치장을 하고 뽀샤시한 모습으로 축제에 참여한다.
미스 고산족 콘테스트 사진을 뽑으려 했으나,
일단 스마일 포토제닉을 선정해 보자.

아이들의 미소.
사람들을 기다리다 우연히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아이들의 웃음에 푹 빠져버렸다.
첫 만남부터 그들을 안아 주었고, 두번째 만남부터 친구가 되었다.

저 인간은 뭘 먹고 다닐까?
혹시나 궁금할까봐 사진 올린다.
라오스에서도 아침은 토스트에 커피였지만,
그래도 라오스에 왔다고 쌀국수를 가끔 즐겼다.
더불어 라오스 대표요리인 랍 laap과 찰밥(=카우니야우)를 심심풀이로 먹는다.

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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