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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나는 쉐라톤 호텔이 좋다.


방콕 책 작업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사진이다.
사진 한 장 찍으러 그 곳을 가야했던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비주얼이 강조되는 요즘 책들의 경향상,
가능하다면, 소개하려는 모든 업소의 사진을 넣으려 하고 있다.

그래서 호텔들도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데,
호텔 인스펙션이라는데 실은 별로 재미없는 일이다.

호텔 한 두 개 보는 거야 재미있지만,
호텔 인스펙션이 다섯 개쯤 넘어가면 금방 싫증 나기 마련이다.

워낙 똑 같이 생겼고, 방만 보러 다는다는게 피곤한 일이기도하다.
호텔에 가서 딸랑 방 하나만 보고 '땡큐'하고 나올 수도 없어서,
담당자를 따라서 길게는 두 시간 이상 호텔을 '인스펙션'하기 일수다.

(인스펙션 하면서 있었던 이야기 몇 가지를 쓰려 한다.)






쉐라톤 호텔은 아마도 내가 인스펙션하면서 우선 순위로 둔 곳이다.
그 곳을 안갔던 것도 아니고, 그 곳에서 잠을 안 잤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방콕과 관련된 추억억들이 너무 오래된 것들이기에,
귀찮더라도 새로운 사진을 찍자고 스스로를 달랬다.

하루 전날 전화를 걸어 담당자와 약속을 정한다.
익스펙션은 대체적으로 세일이나 마케팅 담당자가 하는데,
그때는 내가 여행사 사람이어야한다.

어떨 때는 작자라고 소개하는데,
그럴 때는 여지없이 Public Relation(우리가 흔히 말하는 PR) 또는 미디어 담당자에게 전화가 돌려진다.

두 개가 뭐가 다르냐면,
여행사 직원이라면 실질적인 판매 결과가 나올것이고,
출판사라면 홍보 효과가 어떨지 그들이 예측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내가 사진을 많이 찍고 싶거나 호텔이 궁금하면
여행사 인스펙션이라고 하고,
그냥 사진 몇 컷만 얻어야 하면 작가라고 소개한다.
작가라고 소개하면 호텔 측에서 'Press Kit'이라 불리는
사진 CD와 호텔 홍보용 안내 책자를 준다.
그럼 그걸 받아서 그들이 원하는 내용대로 써주면 끝.








쉐라톤은 여행사 익스펙션으로 담당자와 약속을 잡았다.
여기 또 가야되나,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담당자를 만나는 순간 생각이 바뀐다.

쉐라톤 특유의 정갈함이라고 할까나,
빈틈이 없어 보여서 정내미 떨어질 수도 있으니,
쉐라톤은 그런 안정감이 좋다.

말쑥한, 곱게 자라고 곱게 공부했을 태국 직원이 나를 안내한다.
수준급의 영어, 훈련된 사람을 대하는 모습.
처음에는 호텔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딜럭스 룸은 방 크기가 어떻게, 스위트 룸은 누가 와서 묵었고,
우리 호텔은 어떤 잡지에서 선정한 호텔 베스트에 들었고. 등등.
차분한 안내, 내가 사진 찍도록 필요한 시간을 안배해 주는 정성.

익스펙션 진행하면서, 쉐라톤 호텔이 내가 좋아하는 호텔이다.
나는 왜 쉐라톤을 좋아하는지 모르지만, 그냥 쉐라톤에서 잔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 기분 좋은 말을 했을 것이고,
그게 진심이 담겼음도 그가 알았을 것이다.

인스펙션은 길어지면서, 호텔과 관련 없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요사이 태국에서 한국 음악, 드라마가 인기다 보니,
젊은 태국 아가씨도 그런쪽에 관심이 있었을 것이다.
비, 동방신기 이런 이름들이 거론됐고,
'비'의 방콕 첫 콘서트에 현지 코디네이터로 참여했던 내 경험담이
그녀의 귀를 자극하고 있었다.
그렇게 쉽게 친근해 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







객실을 둘러보고, 식당가를 찾는다.
방콕에 살 때 정말이지 좋아하던 'Basil' 바질 레스토랑.
정말이지 나는 그 곳을 좋아했다.
나무랄 것 없는 음식과 서비스.
물론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호텔 레스토랑은 다 똑 같다라는 편견을 갖고 있던 내게,
호텔 레스토랑의 음식도 차별화 될 수 있음을 알 게 했던 곳.

바질 레스토랑은 어느 덧 리노베이션을 했고,
그 때와는 달라졌지만 레스토랑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옛추억이 밀려오며 기분이 좋아진다.

레스토랑을 안내하면, '여기가 당신이 좋아하던 곳이군요'라고
인스펙션 담당자고 말하며 씩 웃는다.

(근데, 언제 또 그런데 가서 밥 먹어 보냐.)
(그러고 보니 그땐 돈 걱정이 없었던 때구나.ㅎㅎ)




타이 레스토랑에 이어, 이태리 레스토랑, 재즈 바, 수영장, 스파, 피트니스 시설까지
쭉 한 바퀴 둘러보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다.

그게 그녀의 일일테지만, 나한테 너무 많은 시간을 써준 담당자도 고맙다.
헤어질 때면 건네주는 호텔 브로셔와 사진 CD 이외에 내게 별도의 미디어 용 사진 CD도 건네진다.

잘 써달라고 하지 않아도, 잘 써질 것은 분명하지만
쉐라톤은 이래저래 기분 좋은 곳이다.


더불어 꼬랑쥐

파타야 쉐라톤은 사진 한 장 찍으러 가기 뭐해 메일로 연락을 취했다.
하루만에 연락이 왔고, 필요한 사진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준다.






방콕에 있는 또다른 쉐라톤 호텔인 로열 오키드 쉐라톤에 연락을 취했다.
기실 취재는 마무리 됐고 원고 작업 중이어서, 어디에 메일을 보냈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사진 요청했는데, 필요한걸 건네주겠다고.
메일로 사진 요청할 때 전화번호를 함께 남기는데,
그것과 관련해 내게 전화가 걸려 온 첫 번째 케이스.
처음에는 뭔소린가 했는데...역시 쉐라톤이다.
담당자, 나중에 만나 명함을 받아보니 매니져다,는 자기 퇴근 길에
프레스 킷을 가져다 주겠다는 아주 황당한, 그러나 기분 좋은 말을 했지만,
같은 날 로열 오키드 인근의 소피텔을 갈 일이 있어서,
오후에 호텔에 들리겠다는 말로 그의 일을 덜어 준다.

소피텔에서 일을 보고,
로열 오키드 쉐라톤으로 갔는데, 리셉션에서 또 한번 감동이다.

이래저래서 왔다고 하면 대부분 앉아서 기다리라고 한다.
로비에 있던 리셉셔니스트의 미소가 혹했던 건 사실이지만,
한국말을 할줄 안다며,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그녀가 이뻐보이지 않을 수 없다.








내가 만나야 할 담당자랑 전화 통화를 하고는 내게 잠시 기다리면
PR 매니저가 나올거라며 기다리란다.
그리고는 리셉션에서 나와 나를 안내하기 시작한다.
바로 코 앞이 로비에 마련된 소파긴 하지만,
그 곳을 나를 안내해줄 필요는 없는데,
직접 앞에 서서 나를 안내한다.
나를 자리에 앉히고는 잠시 기다리면 당당자가 나올거라고,
그러면서 '감사합니다'라고 서툰 한국말을 하며 뒤돌아 종종 걸음을 옮긴다.

이래 저래 나는 쉐라톤이 좋다.

회의 중이라며 매니져 다신 다른 직원이 나와 내게 프레스 킷을 건넸지만,
그래서 전화를 걸어 주었던 친절한 매니져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쉐라톤은 그 호텔의 네임 밸류에 걸맞는 시설과 서비스로 언제나 기분 좋게 해주는 호텔이다.

특히 쉐라톤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곳의 아침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게 너무 많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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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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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