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심한 애인을 대하는 것다며 섭섭해했던 '빠이'에 관한 기억 더하기.




1. 계획보다 오래 머물다.
일주일 예상을 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
지인 한분이 빠이에 장기 거주하고 있는데, 며칠 함께 했다.
빠이 타운에서 5킬로 떨어진 딴쩻똔이란 마을이었다.
사원 하나, 쌀국수집 하나, 상점 하나가 전부인 마을이다.
아침에 가끔씩 쌀국수를 먹으로 5분정도 길을 걷기도 했으나,
부엌이 딸린 집인탓에 간단한 요리로 식사를 해결하곤 했다.
카놈찐(중국식 쌀국수 면발)을 사다가 계란말이, 김치, 오이를 썰어서
국수 위에 얹으면 김치비빔국수 비스무리한 맛을 냈다.
퓨전음식이던 '카놈찐 김치'는 매일 점심이 되 주었다.


2. 친구들을 만나다.
많은 사람들을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 때문에 들락거리면서 알게된 사람들이 있다.
인사차 들리는 단골집도  있다.

빠이에 간다는 연락도 없이, 도착하자마자 그들을 찾았다.
(방갈로를 운영하는 녀석들인데 짐은 다른데 풀었고, 인사차 들렸다.)

-어. 찰리 온다.
그들이 나를 발견하고는 속닥거리는 소리가 내게도 들렸다.
그들을 다시 만난지 4년쯤 된 것 같다.
치앙마이에서 가끔 전화를 하긴 했지만, 얼굴을 본지는 한참됐다.

저녁이라도 팔아주려고 간거였는데, 밥 먹었냐고 묻더니, 저녁을 내온다.
자기들이 먹고 남은 음식이라며, 한상을 차려 온다.



베푸는 호의는 고맙게 받아주어야했다.

다음날 김치를 담근다고 하기에, 내가 만들어줄께, 하면서 빠이 라이프가 시작됐다.
취재 차 간거여서 할 일이 있긴 했는데, 취재는 이틀 정도면 될거여서, 그리 바쁠 이유가 없었다.

얼떨결에 김치 이야기가 나와서 이번 빠이 여행에서는 김치를 담궜다.


3. 단골집을 방문하다.
올 어바웃 커피. 빠이에 가면 당연히 들리게 되는 곳이다.
주인장이 이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잊고 있을줄 알았건만, 그래도 기억해 주니 고맙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뭔 이야기 하다가 김치 이야기가 나왔다.

-오늘 아침에 김치 담궜으니, 한 포기 갔다 줄께요.
사람들과 친해지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김치 맛이 어땧어요?
-굵은 소금이 몇 개 나오던걸?

김치 만들어본지도 오래도, 시간도 급해서 대충대충 만들었더니,
아줌마의 입맛은 정확했다.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어요. 남은 김치는 오늘 저녁에 김치 볶음밥 해먹을려구요.
그러면서 15년 전에 자기가 김치 만들어먹던 추억을 되내이게 해줘서 고맙단다.
(태국 아줌마는 15년 전에 무슨 인연으로 김치를 만들어 먹었을까 살짝 궁금해졌다.)


4. 자전거를 타다.
낡이 맑은 날이면 자전거를 달렸다.
빠이 주변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여기저기 붙어 있는 문구대로 '빠이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말자'다.





굳이 바쁠 이유가 없는 곳이 빠이다.
흐드러진 자연을 보면서 휴식해주면 된다.
종종 심심하거든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빌려 동네 구경 다니면 된다.


주의!
경사진 길이 많아서 자전거는 기본적인 체력을 요합니다.


5. 사진이나 보시죠!
변심한 여인처럼 변하긴 했으나, 빠이는 아직까지 분명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단, 연말 연휴에 찾아가지 않는다면 말이죠.
연말 연시에는 주유소에 기름이 동날 정도로
방콕과 치앙마이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흐드러진 자연에 한적한 풍경을 즐기기 위해서죠.
더군다나 쌀쌀한 겨울날씨를 즐기기 위해 방한 장비를 착용한 태국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곳입니다.

장기 여행자들, 히피 여행자들이 만들어낸 Pai Culture는
오히려 자국민들에게 더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양입니다.

소소한 이야기 읽어주느나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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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Posted by 트래블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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