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치앙마이다' 그런 생각을 했다.
전통과 문화가 생활 공간 속에 고스란이 녹아 있는 도시, 치앙마이.
축제가 열리면 분위기는 더욱 흥에 겨워진다.
러이끄라통이라고 가을 대보름에 열리는 축제가 있었다.
연꽃 모양의 끄라통을 강물에 띄워 소원을 비는 날이다.
북쪽에서는 '콤로이'라 부르는 풍등을 하늘로 올리기도 한다.
치앙마이에서 러이끄라통을 맞이하는 건 3년 만인 듯.
이래저래 아는 사람들과 측근들이 치앙마이에 꽤나 있어서,
별다른 약속도 안하고 매삥 강변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 너무 일찍 나갔다 싶었는데,
해가 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차량이 통제되면서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됨을 알린다.
여기저기 무대에서 공연이 열리고, 미인 선발대회가 열렸다.
강변에는 끄라통을 띄워보내려는 사람들로 분주했고,
다리 위에서는 풍등을 하늘로 올려보내며 불장난 하는 어른들로 가득했다.
그들 모두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퍼레이드.
꽃단장한 언니들을 꽃마차에 태운 행렬이 도시를 지난다.
워낙 많은 인파들로 인해 가두행렬을 곳곳에서 정체됐고,
퍼레이드에 참가한 사람들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은 한 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방송국 카메라를 현장 중계를 위해,
오히려 지체되고 정체되는 퍼레이드 행렬에 안도하는 분위기.
<주간 동아>에 기고했던 치앙마이 원고에서 일부 인용
쉽게 숙소로 돌아오지 못하고 흥에 겨워 거리를 거닐다 가두 행렬과 마주쳤다. 마을과 학교마다 팀을 이루어 치장을 하고 퍼레이드에 참여한 무리들이다. 저마다 꽃단장을 하고 전통춤을 추며 거리를 지난다. 란나 양식의 전통복장과 북부 고산족들의 전통복장을 차려입고 멋과 아름다움을 뽐냈다. 선데이 마켓에서 흔하게 보이던 옷과 스카프를 직접 착용한 북부 여인들의 맵시도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마을 대표 미인들을 태운 연꽃마차 행렬을 끝으로 공식적인 행사는 끝났다. 하지만 치앙마이의 깊어가는 가을밤은 불꽃이 하늘을 향해 하염없이 피어올랐다. 낮의 끄라통을 대신해 밤에는 ‘꼼로이’를 띄운다. 마치 불 풍선처럼 저마다 소원을 담은 열기구 모양의 꼼로이가 하늘로 끝없이 이어졌다. 아이들보다 불놀이를 즐기는 어른들이 더 신나있었다. 밤하늘을 가득 메운 불 풍선은 은하수 흘러가듯 치앙마이 밤하늘에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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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안진헌 www.travel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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