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로 하는 것도 없는데 하루가 알차게 간다.

어제는 지인들이 찾아왔다.
맥주와 술 안주를 한가득 들고 왔다.






그렇게 오후 늦게부터 시작된 술자리는
여기가 태국 북쪽의 시골 마을인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풍족한 음식들로 넘쳐났다.

한국에서 건네졌다는 과매기, 그를 위한 김과 미역, 마늘과 파,
그리고 집에서 담궜다는 고추장.
안주가 부족하다 싶어 소금에 절여놨던 고등어를 구우니 뚝딱 고갈비가 됐고,
저녁을 겸해 호박과 두부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이니,
밥을 먹지 않고도 근사한 한끼가 됐다.




소소한 이야기들이 오갔고,
부억을 들락거리던 40이 넘은 남정네들은,
뚝딱뚝딱 무언가를 만들어 냈고,
큰 돈 들이지 않고도 풍족한 저녁과 술자리를 마련했더란다.





여기 사는 사람들, 뭐 이런 삶이 너무도 특별할게 없는데.
아, 이런 풍요함은 누릴 수 있는 건 큰 축복이구나 싶었다.




2.

빠이에 요 며칠 비가 왔었다.
태국에도 이상 기온인 모양이다.
방콕은 18도라고 했다.




3월이면 건기의 절정이고, 35도를 넘는 강렬한 태양이 쉼없이 내리쬐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잔뜩 흐린 하늘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3일 연속해서 비가 내렸다.
산악지역이라 비가 오면 온도가 급격이 떨어지는데,
치앙마이 온도가 12도라 했으니, 여기는 10도 아래로 떨어졌을 확율이 높다.
어디도 가지 않고, 추워서 문을 꽁꽁 닫고 방 안에서 양말 신고 며칠을 지냈다.

날이 추우니, 마음도 불편하더라.
그래서 해가나자마자 카메라를 챙겨들고 길을 나섰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적당히 걸려 있어 사진 찍기 좋다 싶은 날씨다.






빠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왓 매옌이라는 사원을 간다.
계단 대신 오토바이를 타고 단박에 올랐다.
산과 구름에 둘러 싸인 빠이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그리고, 그 푸른 하늘에서 연상되는 상쾌함은 하루 종일
내 주변에 가득했다.







그런 기분 좋은 날,
지인들이 찾아와,
적당히 저녁시간까지 술 잔을 기울여 줬다.

밤 10시 쯤,
이제 자야하는 시간이 다 된 것 같다며,
일찍 자리를 파해주는 사람들.

그날도 별로 하는 것 없이
하루가 알차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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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www.travel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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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트래블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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